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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11 일 없는 화요일 2
  2. 2007.08.15 이런 건 무슨 상태인걸까?

일 없는 화요일

일상 2007. 9. 11. 10:44

회사 컴퓨터로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 없다고 생각을 하지만, 집에 가서는 밥 먹고 뉴스보고 잠. 이외의 행위를 하나도 안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생각보다 본사근무 인원이 작기 때문에 내 컴퓨터 글을 누군가가(컴퓨터 관리하는 곳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말이다.

일주일동안의 교육으로 바로 현장에 투입되어서 더군다나 나만 혼자 남겨놓고 3명치 일을 약 한달간 하다보니깐 일 잘한다는 소리를 꽤 듣고 있다. 일 잘한다는 소리 들으면 기분이 엄청 좋을 줄 알았는데, 또 그건 아니다.
1년 일한 애 같다고 한 들, 1년 일찍 승진을 시켜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

약 2주전만 해도 지금 같이 이렇게 할 일이 밀려들지 않을 때에도 난 뭔가 일을 찾아서 했을 것이다. 뭐 책상을 어떻게 하면 내가 편한대로 물건 배치를 할까. 쌓여있는 저 서류는 어떻게 처리를 할까. 내 컴퓨터 하드에 들어있는 업무관련 파일은 뭐가 있나. 등등 시키지도 않은 일을 알아서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사실 아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 몇 개가 남아 있긴 한데,
아.. 오늘은 그냥 아무 일도 안하며 업무외적인 일로 오전을 보내고 싶구나.;

어제는 결혼식 축가 연습을 했다. 케이블 티비에서 보니까 결혼식은 원래 여자들이 될 수 있는 한 최고로 멋을 내고 가야 하는 장소라고 말을 하는거다. 난 이번 주말에 먼 길을 가야하기 때문에 안경쓰고 버스에서 자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난 끝끝내 안경을 쓸 거긴 하지만)
가장 최근에 간 결혼식은 둘째 큰아빠댁의 쌍둥이 딸 중 첫째 언니 결혼식이었는데, 대전에 있는 호텔이었다. 아버지가 대전 가는 김에 논산에 있는 할아버지 묘에 들리자고 해서 나는 벌초 하는구나 싶어서 남방에 청바지 운동화를 신고 충실히 벌초에 임하고 그대로 결혼식장에 갔더니만, 여자들이 다들 원피스에 화장에 구두에 난리가 아닌거다. 그 때 좀 초라해져기는 기분을 느꼈다. 나 왜이러고 왔니? 이러면서.

흠.. 결혼식 청첩장이 뭐 축하해주러 오세요. 라는 의미도 되지만, 갑자기 이런 것이 의외로 강요가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우리 엄마는 너는 아는 사람도 없어서 나중에 결혼식에 하객 없어서 어떡하냐고 그랬지만. 난 사실 나랑 안 친한 사람은 결혼식 안왔으면 좋겠다. ;; 그리고 난 축가가 싫다. 축가가 싫다기보다는 축가로 불리는 노래들의 분위기가 싫은 게 맞는 말말 일지도 모른다. 특히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류의 분위기. 결혼식에서 그렇게 싫어하는 노래를 듣고 있어야 되다니. 너무 암울하잖아.

남의 연애사는 너무 재밌다. 20대 중반이 되어서 깨달은 것인데, 남자는 29살 부터는 정말 조금만 괜찮아도 인기폭발인 것 같다. 노처녀들이 많은가? 어쨌든 키만 조금 커 주고 직업이 괜찮으면 그냥 왠만하면 인기 폭발인 거다. (사실 이 키 큰 편에 직업 괜찮기가 워낙에 어려운 것이긴 하지만)
내 주변에는 현재 연애 진행 중인 사람이 극소수 이지만 그 중 한 명에게서 놀라울만한 소식을 들었다. 7월달에 차였다는.
아. 그리고 여자가 27살 쯤 된 다음부터는 연애가 아주 놀라울만한 속도로 진행이 되서, 한 달만에 그냥 헤어지는 경우가 정말로 많다는 건데. 물어봤더니 이젠 나이가 임박해서 결혼으로는 안될 것 같은 사람은 서로 빨리 빨리 정리하는 게 좋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맞는 말 같기도 하고. 그러고보니 대부분은 사귄지 1년 쯤 뒤에 결혼을 하던데, 어렸을 때는 1년 사귀어 보고 어떻게 결혼까지 결심하나 싶었더랬다. 그런데 지금은 이해 간다.

일하면서 정말 뼈저리게 느끼는데, 난 세상에서 55세 이상 아저씨들이 막말할 때가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 아 왜 난 55세 이상 아저씨들이 욕하면 이렇게 쪼그라들지. 한 일년동안 들으면 욕하든 말든 알아서 하소. 이런 수준이 되려나.

오늘도 난 혼자 일한다. 조용하고 좋긴 하지만, 혼자 일하다보면 전직원 회의도 못들어가고 회사행사에는 전혀 참석할 수가 없다. 그래 뭐 일 좋다 이거다. 하지만 이제 두 달이 되어가는데 내가 하는 일 이외에 회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고, 더불어 소속감도 전혀 느낄 수가 없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다들 저녁밥도 우르르 같이 가서 먹는데, 사실 난 그냥 저녁 안먹고 무한워크 후에 집에 가는 게 100배는 더 좋아서 그냥 밥도 안먹고 일한다.
흠.. 당분간은 그냥 회사에는 적도 친구도 안 둘 생각인데. 친구는 몰라도 나의 적이 회사에는 없었으면 좋겠다.

직장 생활을 하려면 관두고 싶을 때 마지막으로 날 잡아줄 only one 을 하나 잡고 있어야지 버틸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 중인데, only one 이라고 말할만큼 거창한 것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무슨 only one 을 위해서 이 지겨운 하루 하루를 견뎌내고 있는 건지 나한테 좀 힌트를 줬으면 좋겠다.

only one은 고사하고 나에게 지금 필요한 건 뭐? 스피드~ 가 아니라. 사실 더 절실한 건 그때 그때 발생하는 머리 터질 것 같은 스트레스 해소법인데. 오늘 같이 한가한 날이면 네이버 웹툰이라도 보면서 긴장완화를 한다지만, 안그런 날에는 스트레스를 떠안고 일을 하다보면 뇌가 터져버릴 것 같은 때가 꽤 된다.
그럴때 내가 잘하는 짓은 제일 친하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에게 문자 보내기. 이건데, 사실 내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흠. 그래 난 이런 친구가 있지. 그래. 내가 친구가 단 한명도 없는 것은 아니야!! 라는 것 이외에. 직접적으로 문제가 되는 그건 전혀~ 해결이 안되는 것이다. 뭐 세상 만사가 그렇겠지만.
그래서 말인데, 정말로 애인이 있으면 뇌가 터질만큼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애인님 목소리만 들으면 오오 눈이 새로 열리고 뇌가 말끔해졌어와요. 이렇게 되는지. 그게 정~말로 궁금하단 말이다.
그..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해서는 나 위로해주소! 할 순 없는 거고. 그 사람도 그 사람 나름의 일상이 있으니까. 그리고 진짜 오늘은 도저히 이대로는 못들어가겠다 싶을 때 매일 불러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나에게 필요한 건 친구도 애인도 아닌, 그냥 시간 엄청 많은 사람인 것 같다. 대학생 때 이상형이었던 같은 동네 백수 정도?

내 머리 스타일에 획기적 변화가 필요함을 매일 느낀다. 예전 미용실 상품권 (이런 신기한 상품권도 다 있더라) 이 생겨서 비싼 파마 했더니, 우리과 애들이 도대체 어디서 파마를 한거냐고 물어보는 애들이 많았다. 미용실에서 손님~ 파마 너무 잘됐어요~ 라면서 호들갑 떨때는 얘들이 왠 자화자찬이야. 했는데.
지금 머리는 뭐 어떻게 간수해야 할 지 모르겠다. 죽기전에 긴 생머리 혹은 긴 웨이브 머리 한번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기르고 있지만. 그 머리를 하려면 앞으로 2년은 더 이 상태로 머물러야 할 것 같다. 벌써 지겨운데.
저번에는 어떤 사람이 머리 잘랐냐고 물어보질 않나. 내 머리카락이 자라기는 커녕 다시 구멍으로 들어가는거 마냥 자라지 않고 있다.
며칠전 미용실에서 추석맞이 30% 세일 한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이번 황금같은 주말은 미용실에서 보내볼까 생각 중.

사고 싶은 물건이 많아졌다. 우선. 구두. 이건 추석 전에 월급 받으면 받자마자 백화점 가서 사버릴거다. 왠지 돈을 버니까 된장녀가 되가는 것 같은데. 된장녀면 뭐 어때. 난 진짜 신발 샀을 때가 기분이 제일 좋더라.;;
장기적으로 바라볼 땐 정장에 들어도 기죽지 않을만한 가방. 그런데 이건 당장에 해결이 불가능할 것 같고.
DMB- 핸드폰은 사실 지금 핸드폰으로서 기능을 거의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별 필요 없지만, DMB폰은 너무 갖고 싶다. 그런데 난 그냥 동인천역 지하가서 개통하려 했더만 내동생 친구중에 핸드폰집에서 알바하는 애 있다고 꼭 걔한테 사라고 동생이 강요한다. 21살짜리가 핸드폰 하나 팔아보겠다는데 외면하기는 불쌍하고.
MP3 - 저번에 고장난 줄 알았는데 동생님께서 손수 MP3를 분리하셔서 납땜까지 깨끗하게 마무리 지어주신 덕분에 아무 문제 없이 쓰고 있다. 근데, 드디어 1기가가 나에게 부족해졌다. 부족해 졌다기 보다는 귀찮아졌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 하다. 아예 한 8기가 쯤 되는 걸로 사고 싶어졌는데, 위에 열거한 모든 것들을 다 해결하기는 어려우니. 이거 역시 안될 듯 싶다.

흠.. 문득 깨달은 건데, 사무실에서 이따위 쓰잘데 없는 긴 글을 쓰고 있다니. 참 청승맞지 않나? 부끄러울 정도로 길구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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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건 무슨 상태인걸까?

일상 2007. 8. 15. 17:36
 
  나는 아직 첫 월급을 받지 못했다. 고로 일한지 한달도 안되었다는 소리. 저번주에는 공장견학을 갔는데 월요일은 그나마 경기도권이라 다녀올만 했으나 화요일에는 거의.. 초죽음 상태였다. 충무로까지 1시간 반, 다시 충무로에서 4시간 반, 돌아올 때도 역시 마찬가지. 덕분에 그 다음날 입사 후 처음으로 칼퇴근이라는 걸 해봤지만 이후로 입안이 다 헐어버려서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쳇. 이제서야 체력의 중요성을 뼈저리도록 느끼고 있고, 진짜 헬스라도 다녀야 하나 싶지만. 시간이 정말로 없다. 평균 5시간 정도 밖에 못자는 이 생활리듬에서 운동까지 어떻게 하나.

  일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월요일에는 일이 너무 많아서 너무 힘이들고.. 솔직히 매일 아침, 저녁으로 한강횡단 하면서 한시간 넘게 지하철 타는 것도 너무 지치고. 다들 너무한 것들 뿐이다. 다 엄살이라고 해도 소용없다. 그렇지만, 진짜로 힘든 걸 어떡하나.

  처음 일주일 아니 3일동안은 그래도 첫출근인데. 하면서 일어나서 화장도 하고 옷도 좀 신경써서 입고 다니고 그랬더랬다. 하지만 그거 하는 시간에 차라리 자는 게 낫겠다 싶어서 지금은 매일 안경에 옷도 편한 것 위주로 입고 다니다 보니 거울을 보면 내 자신도 우울해진다. 덕분에 회사 사람들은 애가 갈수록 망가진다고 그러고 크흐흐 맞는 소리라 뭐 더 이상 할 말도 없었지만.

  제기랄. 또 비는 쏟아지고. 도대체 나 공장 견학 갔던 그 주에서 부터 비가 안온날이 없다. 아. 여름은 아무리 더워도 햇빛 쨍쨍 쏟아지고 땀은 줄줄 흐르고 그렇게 여름다워야지 가을에 과일도 싼값에 실컷 먹는건데! 제발 스탑잇~~~ 햇빛때문에 더워 죽을 것 같은 여름이 그리워질 줄이야. (이젠 별거에 다 신경질 낸다)

  오늘은 정말 어메이징할 정도로 잠을 잤다. 놀라지 마시라. 어제 12시 반에 잠들어서 오늘 1시 반에 일어났다. 물론 중간에 한번 일어났다가 다시 다른 방 가서 잔 것이긴 하지만, 눈을 뜨고 나혼자 헉 하고 놀랬다. 어떻게 인간이 이렇게까지 잘 수 있지? 하는 것에.

  예전에 내가 아주 흔하게 저질렀던 실수가 하나 있다. 그건 나보다 편하게 살아온 것 같은 사람이 힘들다고 말할 때 속으로 비웃으면서 그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위안을 삼으라고 강요했던 행동 말이다. 이런 건.. 뭐라고 할까. 구역질날 정도로 역겨운 잘난척. 상대방을 우습게 보는 심리. 그 사람의 인생 전체가 나보다 쉬웠기 때문에 니가 겪는 고통은 나에게 있어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심리. 뭐 여러가지가 되겠지만.

  예를 들면, 만약에 어떤 사람이 돈이 너무 많아서 돈 걱정이라곤 한번도 안해본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연애가 제대로 안되서 힘들다든가, 앞으로 뭘 해먹고 살아서 고민한다든가 해도 그래도 넌 돈이 많잖아. 라고 생각하는 거라고 할까. 말해놓고도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도 아직 죽어버릴까 싶을 정도로 힘들어 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설사 어떤 사람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적이 있고 그 모든 것을 혼자의 힘으로 이겨낸 강한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그보다 곱게 자란 사람의 고통을 별 것 아닌것으로 치부하고 비웃을 필요는 없지않나. 하는 그런 생각.

  그냥 저번에 넌 진정한 고생을 모른 다는 얘기를 듣고 내가 이제까지 해왔던 불평불만이 상대방이 다 별것도 아닌걸 가지고 호들갑 떤다고 생각해왔다는 것을 알았을때의 수치가 생각나서 해본 말이다. 뭐 애초에 이런 걸 상대방에게 말하고 알아달라고 말하는 행위 자체가 덜 컸다는 증거였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래도 말이다. 그냥 요즘에 부모님께 직장에서 일도 제대로 못하고 (한달도 안되었으니 당연한 것이지만) 맨날 무슨 일만 닥치면 하나도 몰라서 미치겠어요. 라고 말할 수도 없고. 친구들도 못만나고 있고. 친구들한테 이런 얘기 했다가는 취직해서 배부른 소리라고 뭐라 할 것 같고. 또 내가 힘들다고 하면 진짜 힘든가보다. 하고 가슴 아파해줄 누군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매일 5시 반에 무슨일이 있어도 눈을 떠야하고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야 하고. 한강을 횡단해야 하고. 적어도 8시간 이상은 일을 해야 하고.

  그리고 또 가끔씩 진짜 잊고 싶었던 것들을 생각해내야 하고, 병신 같았던 과거의 나를 자책하면서 나에게 독설을 퍼부었던 사람을 증오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을 위해 빨리 잠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면서.

  하루는 오후 5시반을 위해 살고 일주일은 금요일을 위해 살고 한달은 월급날을 위해 사는 그런 정신과 감정이라고는 어딘가에 헐값에 팔아먹은 가치없는 인간으로 전락해버린 .. 이런 요즘 기분은 뭐 어떤 방법으로 익숙해져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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