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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 나카무라 코우

일상 2007. 10. 2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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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나카무라 코우
문학동네

아래 띠 맨 앞
Be Cool! 아무 스펙 없는 이력서 한 통으로 이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아남기!

제39회 문예상 수상작
나카무라 코우의 '새로운 시작 3부작' 1st

아래 띠 뒷 면
이름 한자와 료
나이 19세
면허 및 자격 어디든지 갈 수 있는 티켓
취미 및 특기 호신술과 다림질
지원동기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남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뒷면 표지
주유소 심야 아르바이트 이력서가 가져온 세벽 세시 도시 한복판의 비밀스런 랑데부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은 간단히 둥글게 말 수도 불태울 수도 있는 평범한 종이였다.
하지만 그것은 기대와 호기심에 넘치고 모든 가능성을 감춘 생명체처럼 느껴졌다.
또 그것은 하나의소우주처럼 완결되어 있기도 했다.
그것은 그런 종이였다.
-중요한 것은 의지와 용기. 그것만 있으면 웬만한 일들은 다 잘 풀리게 되어 있어.
그런말을 듣고 쓴 나의 이력서 였다.

124페이지
  사무실의 문이 벌컥 열리고 '신입'이 똑바로 걸어나온다. '신입'은 주유소 가장자리까지 와서 꾸벅 인사를 한다.
  거기서 '신입'이 시작한 것은,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체조였다.
  실제로 그것은 그저 흔히들 하는 무릎운동과 스트레칭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우루시바라는 그것이 자신에게 보여주는 특별한 체조임을 알고 있었다.
  지금, 같은 하늘 아래서 '신입'의 호흡을 인식한 우루시바라가 있고, 그 인식을 인식한 '신입'이 있다.
  서로의 인식은 서로를 몇 겹으로 감싸서 출구 없는 하나의 완성된 세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다른이가 개입할 수 없는 두 사람만의 세계. 관찰과 응원이라는 심플한 행위에 순화된 따스한 세계. 심야의 우루시바라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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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대리님 책상에 책이 산더미 처럼 쌓여 있길래. 마침 읽을 책이 없기도 하고 그래서 대리님 '책 좀 빌려주시면 안돼요? ' 했더니 정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빌리지 말고 그냥 가져도 상관없다는 대답이 바로 그것.
알고보니 동생이 문학동네 에 다녀서 이런 책은 집에 넘쳐난다는 거다. 난 새삼 부러움을 느끼며 정말 가져도 되요? 하고 진짜로 그냥 가져왔다.
그렇다고 이 책을 집에 고이 모셔두진 않을 거고. 다 읽은 건 그냥 팀 책상 빈자리에 놓을 생각이다.
생각해보니 한 때 꿈이 출판사 취직 이었다. 언제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잡지사 혹은 출판사 취직. 잡지와 출판을 동시에 하는 곳이라면 더 없이 좋았겠지만.
출판사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꼼꼼하다 생각했던 사람도 끝없는 절망을 하게 되는 곳 이라던데.(이루지 못한 꿈이여!!)

내가 위에 책 표지에 있는 글을 써 놓은 이유는 현재 우리 출판사들이 얼마나 얼토당도 않은 과장된 문구들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가 에 대하여 경각심을 갖기 위해서다. 하핫. 저 대단한 문구들!!!!

평소 때 난 일본소설에 대한 이상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데, 일단은 그냥 그들의 문체가 맘에 들지 않았다. 안그런 일본 작가도 많다. 그건 나도 알지만 요즘 유행하는 일본 소설은 특히 내 취향이 아니다 이 말이다.

대리님 책상에 있는 책 이 대부분 일본소설들이었고, 문학동네라는 곳이 꽤나 많은 유명 일본 작가들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곳이고. (요즘 출판가의 화두는 일본작가 판권 사들이기 라는 기사를 봤다) 또한, 이력서 라는 제목이 혹시 일본 애들이 취직할 때 겪는 어려움 등등 을 말하는 것 아닐까 싶어서. 읽었는데 ... 왠걸. 전혀 아니었다.

위에 본문을 써 놓은 이유는 좋아서가 절대 아니라,
그냥.. 내 딴에는 요즘 일본 작가들이 말하는 투랑 저 문단이랑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아서다.
일본적인 너무나도 일본적인.

단숨에 읽어놓고 이런 말 하긴 뭐 하지만, 난 정말 별로다. 이런 문체.
문체 뿐 아니라 도대체가 내 감성과 머리로는 이런 이야기를 보면서 이해를 못하겠다 이거다.;; 하하핫.

이력서 다음 이야기는 '여름휴가' 라고 하던데 별로 읽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이건 읽지 않고 그냥 빈 책상에 둘 생각이다.
뭐 어쨌든 '이력서' 라는 소설이 2007년에 읽은 책 목록 중 한 줄은 차지하겠지만 말이다.

난 참 특이한 게 책 읽는 걸 좋아하면서도 책을 사기는 싫으니.
하긴 책 읽기를 좋아하는 거지 책 을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사실 괜히 책 샀다가 읽기 싫은 책이면 돈만 아깝고.
이제껏 그랬듯 앞으로도 내 독서철학은 공짜로 집히는 책을 최우선순위로 읽기 다.
음헤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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