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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8.23 out of control

일 없는 화요일

일상 2007. 9. 11. 10:44

회사 컴퓨터로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 없다고 생각을 하지만, 집에 가서는 밥 먹고 뉴스보고 잠. 이외의 행위를 하나도 안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생각보다 본사근무 인원이 작기 때문에 내 컴퓨터 글을 누군가가(컴퓨터 관리하는 곳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말이다.

일주일동안의 교육으로 바로 현장에 투입되어서 더군다나 나만 혼자 남겨놓고 3명치 일을 약 한달간 하다보니깐 일 잘한다는 소리를 꽤 듣고 있다. 일 잘한다는 소리 들으면 기분이 엄청 좋을 줄 알았는데, 또 그건 아니다.
1년 일한 애 같다고 한 들, 1년 일찍 승진을 시켜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

약 2주전만 해도 지금 같이 이렇게 할 일이 밀려들지 않을 때에도 난 뭔가 일을 찾아서 했을 것이다. 뭐 책상을 어떻게 하면 내가 편한대로 물건 배치를 할까. 쌓여있는 저 서류는 어떻게 처리를 할까. 내 컴퓨터 하드에 들어있는 업무관련 파일은 뭐가 있나. 등등 시키지도 않은 일을 알아서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사실 아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 몇 개가 남아 있긴 한데,
아.. 오늘은 그냥 아무 일도 안하며 업무외적인 일로 오전을 보내고 싶구나.;

어제는 결혼식 축가 연습을 했다. 케이블 티비에서 보니까 결혼식은 원래 여자들이 될 수 있는 한 최고로 멋을 내고 가야 하는 장소라고 말을 하는거다. 난 이번 주말에 먼 길을 가야하기 때문에 안경쓰고 버스에서 자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난 끝끝내 안경을 쓸 거긴 하지만)
가장 최근에 간 결혼식은 둘째 큰아빠댁의 쌍둥이 딸 중 첫째 언니 결혼식이었는데, 대전에 있는 호텔이었다. 아버지가 대전 가는 김에 논산에 있는 할아버지 묘에 들리자고 해서 나는 벌초 하는구나 싶어서 남방에 청바지 운동화를 신고 충실히 벌초에 임하고 그대로 결혼식장에 갔더니만, 여자들이 다들 원피스에 화장에 구두에 난리가 아닌거다. 그 때 좀 초라해져기는 기분을 느꼈다. 나 왜이러고 왔니? 이러면서.

흠.. 결혼식 청첩장이 뭐 축하해주러 오세요. 라는 의미도 되지만, 갑자기 이런 것이 의외로 강요가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우리 엄마는 너는 아는 사람도 없어서 나중에 결혼식에 하객 없어서 어떡하냐고 그랬지만. 난 사실 나랑 안 친한 사람은 결혼식 안왔으면 좋겠다. ;; 그리고 난 축가가 싫다. 축가가 싫다기보다는 축가로 불리는 노래들의 분위기가 싫은 게 맞는 말말 일지도 모른다. 특히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류의 분위기. 결혼식에서 그렇게 싫어하는 노래를 듣고 있어야 되다니. 너무 암울하잖아.

남의 연애사는 너무 재밌다. 20대 중반이 되어서 깨달은 것인데, 남자는 29살 부터는 정말 조금만 괜찮아도 인기폭발인 것 같다. 노처녀들이 많은가? 어쨌든 키만 조금 커 주고 직업이 괜찮으면 그냥 왠만하면 인기 폭발인 거다. (사실 이 키 큰 편에 직업 괜찮기가 워낙에 어려운 것이긴 하지만)
내 주변에는 현재 연애 진행 중인 사람이 극소수 이지만 그 중 한 명에게서 놀라울만한 소식을 들었다. 7월달에 차였다는.
아. 그리고 여자가 27살 쯤 된 다음부터는 연애가 아주 놀라울만한 속도로 진행이 되서, 한 달만에 그냥 헤어지는 경우가 정말로 많다는 건데. 물어봤더니 이젠 나이가 임박해서 결혼으로는 안될 것 같은 사람은 서로 빨리 빨리 정리하는 게 좋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맞는 말 같기도 하고. 그러고보니 대부분은 사귄지 1년 쯤 뒤에 결혼을 하던데, 어렸을 때는 1년 사귀어 보고 어떻게 결혼까지 결심하나 싶었더랬다. 그런데 지금은 이해 간다.

일하면서 정말 뼈저리게 느끼는데, 난 세상에서 55세 이상 아저씨들이 막말할 때가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 아 왜 난 55세 이상 아저씨들이 욕하면 이렇게 쪼그라들지. 한 일년동안 들으면 욕하든 말든 알아서 하소. 이런 수준이 되려나.

오늘도 난 혼자 일한다. 조용하고 좋긴 하지만, 혼자 일하다보면 전직원 회의도 못들어가고 회사행사에는 전혀 참석할 수가 없다. 그래 뭐 일 좋다 이거다. 하지만 이제 두 달이 되어가는데 내가 하는 일 이외에 회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고, 더불어 소속감도 전혀 느낄 수가 없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다들 저녁밥도 우르르 같이 가서 먹는데, 사실 난 그냥 저녁 안먹고 무한워크 후에 집에 가는 게 100배는 더 좋아서 그냥 밥도 안먹고 일한다.
흠.. 당분간은 그냥 회사에는 적도 친구도 안 둘 생각인데. 친구는 몰라도 나의 적이 회사에는 없었으면 좋겠다.

직장 생활을 하려면 관두고 싶을 때 마지막으로 날 잡아줄 only one 을 하나 잡고 있어야지 버틸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 중인데, only one 이라고 말할만큼 거창한 것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무슨 only one 을 위해서 이 지겨운 하루 하루를 견뎌내고 있는 건지 나한테 좀 힌트를 줬으면 좋겠다.

only one은 고사하고 나에게 지금 필요한 건 뭐? 스피드~ 가 아니라. 사실 더 절실한 건 그때 그때 발생하는 머리 터질 것 같은 스트레스 해소법인데. 오늘 같이 한가한 날이면 네이버 웹툰이라도 보면서 긴장완화를 한다지만, 안그런 날에는 스트레스를 떠안고 일을 하다보면 뇌가 터져버릴 것 같은 때가 꽤 된다.
그럴때 내가 잘하는 짓은 제일 친하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에게 문자 보내기. 이건데, 사실 내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흠. 그래 난 이런 친구가 있지. 그래. 내가 친구가 단 한명도 없는 것은 아니야!! 라는 것 이외에. 직접적으로 문제가 되는 그건 전혀~ 해결이 안되는 것이다. 뭐 세상 만사가 그렇겠지만.
그래서 말인데, 정말로 애인이 있으면 뇌가 터질만큼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애인님 목소리만 들으면 오오 눈이 새로 열리고 뇌가 말끔해졌어와요. 이렇게 되는지. 그게 정~말로 궁금하단 말이다.
그..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해서는 나 위로해주소! 할 순 없는 거고. 그 사람도 그 사람 나름의 일상이 있으니까. 그리고 진짜 오늘은 도저히 이대로는 못들어가겠다 싶을 때 매일 불러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나에게 필요한 건 친구도 애인도 아닌, 그냥 시간 엄청 많은 사람인 것 같다. 대학생 때 이상형이었던 같은 동네 백수 정도?

내 머리 스타일에 획기적 변화가 필요함을 매일 느낀다. 예전 미용실 상품권 (이런 신기한 상품권도 다 있더라) 이 생겨서 비싼 파마 했더니, 우리과 애들이 도대체 어디서 파마를 한거냐고 물어보는 애들이 많았다. 미용실에서 손님~ 파마 너무 잘됐어요~ 라면서 호들갑 떨때는 얘들이 왠 자화자찬이야. 했는데.
지금 머리는 뭐 어떻게 간수해야 할 지 모르겠다. 죽기전에 긴 생머리 혹은 긴 웨이브 머리 한번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기르고 있지만. 그 머리를 하려면 앞으로 2년은 더 이 상태로 머물러야 할 것 같다. 벌써 지겨운데.
저번에는 어떤 사람이 머리 잘랐냐고 물어보질 않나. 내 머리카락이 자라기는 커녕 다시 구멍으로 들어가는거 마냥 자라지 않고 있다.
며칠전 미용실에서 추석맞이 30% 세일 한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이번 황금같은 주말은 미용실에서 보내볼까 생각 중.

사고 싶은 물건이 많아졌다. 우선. 구두. 이건 추석 전에 월급 받으면 받자마자 백화점 가서 사버릴거다. 왠지 돈을 버니까 된장녀가 되가는 것 같은데. 된장녀면 뭐 어때. 난 진짜 신발 샀을 때가 기분이 제일 좋더라.;;
장기적으로 바라볼 땐 정장에 들어도 기죽지 않을만한 가방. 그런데 이건 당장에 해결이 불가능할 것 같고.
DMB- 핸드폰은 사실 지금 핸드폰으로서 기능을 거의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별 필요 없지만, DMB폰은 너무 갖고 싶다. 그런데 난 그냥 동인천역 지하가서 개통하려 했더만 내동생 친구중에 핸드폰집에서 알바하는 애 있다고 꼭 걔한테 사라고 동생이 강요한다. 21살짜리가 핸드폰 하나 팔아보겠다는데 외면하기는 불쌍하고.
MP3 - 저번에 고장난 줄 알았는데 동생님께서 손수 MP3를 분리하셔서 납땜까지 깨끗하게 마무리 지어주신 덕분에 아무 문제 없이 쓰고 있다. 근데, 드디어 1기가가 나에게 부족해졌다. 부족해 졌다기 보다는 귀찮아졌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 하다. 아예 한 8기가 쯤 되는 걸로 사고 싶어졌는데, 위에 열거한 모든 것들을 다 해결하기는 어려우니. 이거 역시 안될 듯 싶다.

흠.. 문득 깨달은 건데, 사무실에서 이따위 쓰잘데 없는 긴 글을 쓰고 있다니. 참 청승맞지 않나? 부끄러울 정도로 길구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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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of control

일상 2007. 8. 23. 19:10

내가 모든 부분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 라는 인간의 가장 큰 문제는.
감정표현의 방법이 학동기 아동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과.
그런 감정표현을 어떻게든 표현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건데.

예를 들면 아무리 엄숙한 상황에서도 웃기면 깔깔대고 웃어야 하고,
슬픈 상황에서는 쪽팔리든 말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울어야 한다는 거다.

사람과 알고 지낼 때도 남자를 좋아할 때도
내가 좋다고 말하면 싸이코인가 싶을 정도로 그 사람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거고.
걔 싫다고 말하면 거의 인간취급을 안할정도로 싫다는 뜻.

니가 이런 너를 고치려고 1%라도 노력을 했냐고 묻는다면.
할말은 없다.
이미 그런 상황에서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뭐 어떻게 못하기 때문이다.

오늘 밤에는 내가 현실에서 아슬아슬한 차이로 이루지 못했던 것들이 모조리 다 이루어지는 꿈을 꿨다.
꿈속에서 나는 전지현 처럼 이쁜 여성도 아니었고,
우리집이 이건희 집마냥 부자도 아니었다.

그냥 난 이렇게 생긴 애였고, 직장도 지금 직장이었고, 돈도 지금 만큼 있었는데.
너무나도 리얼하게도 내가 진정 원하던 것이 꿈속에서 떡하니 이루어져 있었다.

조인성이랑 결혼하는 허무맹랑한 꿈이 아니라 현실에서 일어날법한 파라다이스를 겪고 일어난 아침은 날 더욱 더 허탈하게 만들었다.

원래 직장생활에서 3개월까지가 고비라고 하지만,
오늘은 또 병신같이. 회사안에서 찔찔 짰다.

상사의 꾸지람때문도 아니고 인간관계의 어려움 때문도 아니다.
내가 해야할 일의 본성이 점점 드러나고 있는 것이고
오늘따라 내 옆을 많이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원래 그런 거라고 울지 말라고 위로해줬다.

내경우에는 실컷 울어요. 라고 말보다
울지 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서러운 감정이 증폭되는 특성이 있는데.

여하튼 내가 첫번째로 울게 된 계기도 분해서 였는데.
나중에는 분한 것 보다 쪽팔린 감정이 더 컸다.

푸흐흐 ..
뭐 싸이코답게 별거 아닌 것에 다 잊으니까.
기다려 보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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