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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03 참 힘든 시간 2
  2. 2007.07.02 공항에 가기

참 힘든 시간

일상 2007. 7. 3. 16:49
하루중에 가장 힘든 시간은 아침에 일어날 때와 오후 3시이다.
날 괴롭히는 주된 원인은 바로 피로 때문에 생긴 졸음.
졸려서 내 주변 모든 것이 아득하고 그와 더블어 나까지 멍해질때는 체력 좋은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근데 체력이 좋다고 해서 잠이 없는 것 같진 않고.
오늘도 너무 힘들어서 시계를 보니 오후 3시 였다.
사실 저번 일요일에는 큰일을 겪었다.
나로서는 아주 큰 일이었지만, 다른 사람이 겪었으면 별 거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는
뭔가 결정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준비할 시간도 별로 없이 연속해서 닥친다.
이게 내가 대학을 졸업했기 때문인지,
이런게 원래 사람 사는 건데 이제껏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온건지,
잘은 모르겠다.
지금 나에 대해 별 애정도 없으면서 변화에 대하여 두려워하고 그냥 지금 현상이 영원히 유지되었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
그러나, 난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내 나이도 변하고. 나에게 부여되는 역할도 변하고 그러니.. 이대로 살 순 없으니까.. 뇌지능이 5세에서 멈춰버린 저능아도 아니고.

금요일에 면접 하나가 잡혔는데.
사실 그 면접을 준비하는 것 조차 너무도 귀찮고 괴롭다. 난 돈을 벌어야 되잖아. 돈을 벌어야되잖아. 너 돈벌어서 할 게 생겼잖아. 라고 해도, 면접이 나에게 엄청난 두려움인 건 어쩔 수 없다. 한 달 잡고 면접준비를 했음 모를까... 하긴 준비 못한것도 결국 내 탓이고, 다른 사람에 비하여 면접에 대하여 두려움이 큰 것도 내 탓이고.

공부를 하기로 큰 결심을 하긴 했으나, 그걸 언제 이루리라는 것은 장담을 못하겠다.
당장 할 것 같이 거창하게 써놓긴 했지만,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홈페이지로만 접하는 정보는 나에게 너무도 부족하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또 이렇게 기껏 노력하는 척만 하고 끝내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운 생각이 들지만.
뭐 27살 쯤 되서 내가 말한 것을 실행할 수 있으면 그걸로도 대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때 내가 해야 하는 몇 가지 과업을 포기해야 하겠지. 하는 생각은 한다. 가령 시집갈 돈 모으기 라든가. ;;

일요일에는 내가 사는 방식의 모든 것을 다시 한번 의심해 보았다.
나에게 메일을 보낸 사람은, 또 확대해석하고 오해한다고 가슴을 치며 답답해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물어본 도대체 왜 그렇게 생각하고 살지? 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나를 의심해보는 것 밖에 별달리 할 것이 없었다.
위에서 말하는 '그렇게' 에는 상황을 상황대로 못 받아들이고 혼자 해석하고 혼자 상처 받는 것을 말하는 건데. 내 생각이 그렇게 남과 다른 것이고 절대 이해받지 못할 부분 이라면... 그럼.. 난 어떻게 생각해야하지. 하는 막막함도 느꼈다.

예전에 같이 살던 친척언니가,
우선은 먼저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만약에 좋아졌다면, 관심을 보이다가.
한 번 연락을 딱 끊어보고.
남자한테 연락이 있으면 계속해라. 하길래.
그러다 영원히 연락 안오면? 하고 물어봤더니
그럼 너도 안녕인거지. 
라고 대답해줬다.
와.. 언니는 정말 대단하다.. 그게 되다니. 했다.

그게 되다니 에서 그것은.
좋아하면서도 연락을 안할 수 있음이 아니다.
어느 정도의 좋아함의 수준을 넘어서면, 내 자신을 조절할 수 없는 게 정상이다.
연락을 안하고 니가 연락을 하든 말든의 태도를 취할 수 있는 건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뭐 니 자제력 부족한건 생각치도 않냐고 해도. 어쨌든 난 그렇다.
친척언니의 대답에서 부러웠던건.
내 자신을 먼저 챙길 수 있을 만큼만 마음을 내주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이었다.
 
이런게 호감있는 사람에게 내 자신의 추한면을 못보도록 하는 예방법이라면 참 슬프지만.
아무래도 나도 나중에 아는 동생이 똑같은 질문을 하면.
내가 들은 것과 똑같이 대답해줄 것 같다.
그럼 나도 와.. 언니 정말 대단하다는 말을 들으려나?

뭐 아주 많이 늦긴 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친척언니처럼 행동하기로 했다.
요즘 곽미영 결심 참 많이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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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가기

일상 2007. 7. 2. 13:21
여기에 bitter sweet symphony 를 넣으면 딱이라는 생각은 걸어오면서 했는데, mp3연결이 불가능해서..

알랜 드 보통 동물원에 가기 란 책에서 공항에 가기 라는 에세이도 있는 걸로 기억한다. 인천에 공항이 처음 생겼을 때, 매일 구월동에서 커피나 마시는 우리 신세에 신선한 변화를 만들어보자는 의욕적 목적으로 친구와 함께 공항에 가자고 말만 하고 못갔었다.

사실 인천국제공항이긴 하지만 그곳은 인천이 아닌 것 같다. 사실 우리집에서 여의도 오는 시간보다 공항가는 시간이 더 걸렸다.

공항까지 가는 길 : 우리집-동인천-동인천에서 306번 버스.
사실 난 공항 건물보다 공항까지 가는 그 다리에 더 놀랐다. 이것이 토목의 힘이란 말인가!!!! 아니 어떻게 바다위로 이렇게 거대한 다리가 지나갈 수 있다는 말인가!!! 하면서.
정신 못차리고 바깥을 내다봤다.
때마침 비도 오고.. 안개도 끼고 해서 꽤 운치 있었다. 여행가는 기분? 우훗훗.
인천에 살면서 큰 공단은 남동공단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가는 길에 서부공단이라는 곳이 있었다.
아아 그리고 오늘 처음 발견한건데, 동인천 역에서도 컨테이너 올릴 때 쓰는 기중기? 아 뭐라 칭하는 지 모를 것이 생각보다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여기 산지 1년이 넘었는데도 그런거 하나 발견을 못했다니.
동인천 역에서 한번 꺽고 그 다음부터 공항까지는 계속 직선코스였다. 청라지역인가? 하는 곳 공사를 지나가는데, 어마어마한 부지가 자유무역지대가 된다고 한다. 우리동네에서 보던 트럭의 한 3배는 본거 같다. 여하튼, 뭔가 꾸물꾸물 대는 분위기가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송도에 가면 이 분위기 자체가 남다르다는 말이 바로 이걸 말하는건가 싶었다. (송도는 아직도 못가봤다)
한 20분 넘게 직선으로만 달리니 난 벌써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캐나다에서 며칠동안 직선으로만 달렸다는 우리 친척오빠가 존경스러워졌다.

공항 도착
말로만 듣던 인천공항에 도착, 우선은 늘씬한 스튜어디스들이 눈에 뛰었고, 화장실에선 분명히 옷은 대한항공 옷인데 (대한항공 그 특이한 스카프까지) 몸집이 장난아니고 나의 2배는 되는 여성도 있었다. 지상직 근무자 인가? 했다. 친구한테 얘기만 들었는데. 광고속 나오는 이쁜 여자들만 그 옷 입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나이드셔서 그렇게 일할 수 있다는게 부러웠다.
공항 내에는 여행을 떠나는 것 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홍콩을 가고 싶은데. 흐흐.. 이건 다른 얘기고,
사무실을 못찾아서 그 넓은 3층을 혼자 휘젓고 다니다가 사무실은 2층이라는 사실을 알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구두신고 하도 열심히 걸었더니 허리가 아펐다.. 지금도 허리 아프다.

면접
사실 오늘 내가 공항에 간 이유는 면접 때문이었다. 근데 어제의 충격때문에 준비는 하나도 못한 상태였다. 영어로 자기소개 하는 건 당연히 예상을 했지만, 준비는 당연히 못해갔고, 결국 해보라는 질문에 어버버 댔더니 그만하랜다. 하하하. 하긴 나라도 듣고 싶지 않았겠다.
옆에 있는 여자분은 관광공사에서 일을 하셨던 분이랜다. 영어를 나보다 100배는 잘하는 것 같았다. 나보고 해석해보라고해서, 들은 부분만 해석했는데, 사실 아무 생각없어서 뒤에 엑셀이랑 워드로 작업했단 소리 밖에 못들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망 달린 삔을 꽂았는데, 어색하다. 오늘 본 면접도 비서 혹은 안내원 등등 일 하는 거라.. 이렇게 하고 온건데.
영어 때문에 말 다했지 뭐. 그냥 공항구경했다. 좋았다. 이게 끝이었다.
시종일관 내 옆에 분에게 관심을 보이며 호의적이시던 면접관 두분의 태도도 뭐 이해하고도 남는다.

공항에서 여의도로 오는 길 : 공항철도-5호선-여의도
여의도에서 내려서 걸어오는데 추웠다. 정장 안에 삼천원짜리 흰 나시를 입었는데, 그냥 블라우스를 입어도 될 뻔 했다.
걸어오면서 참담한 마음을 어느정도는 진정시키고,
사무실 사람들이 다 점심을 드시러 갔을 때 들어왔다. 메일을 확인하고 메일을 쓰고, 지하에 내려갔는데 빵이 없어서 칼로리 바란스를 먹고 있었다.
사무실 분들이 평소때와 사뭇다른 내 모습을 보며 완전 분위기 다르다고 하면서, 이게 훨~씬 이쁘댄다.;; 매일 이러고 다니면 참 좋겠지만, 난 또 그러고 다니진 못하겠고.
과장님이 밥은 어떻게 하셨냐고 하시길래. 대충 먹었어요.~ 했더니 밥맛이 좋냐 쓰냐 물어보신다. 난 웃으면서 별로 안좋던데요 했더니 껄껄 대신다.
진짜. 칼로리 바란스 두개도 간신히 먹었다. 헐헐.
그래도 면접비도 받았고, 교통비 빼고도 꽤 남으니깐. 뭐 2시간 시급치곤 꽤 좋았다.. 하하하.. 울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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