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7.21 Good bye 여의도
  2. 2007.07.02 공항에 가기

Good bye 여의도

일상 2007. 7. 21. 18:21

어제(2007년 7월 20일 금요일) 최후까지 난 일이 많았다. 마지막 날에 일 정신없이 하느라고 마지막이고 뭐고 정리할 수가 없었다.
내가 일했던 곳은 여의도의 국책은행 중 하나였다. 여의도에서 건물 최고 좋은데라고 하면 다들 알거라 생각한다.
어쨌든 내가 거기를 관둬서 아쉬운건.

첫째. 건물.
-난 그 건물과 너무나도 정이 들어버린 것 같다. 처음 봤을 때의 압도당했고 매일 걸어다니면서도 매일 그 건물이 너무나도 좋다고 생각을 했다. 솔직히 그 건물이 인천공항 보다 더 좋다고 생각한다.(인천공항 실망했어!) 사진 찍어두고 싶었는데..위에 말했던 것 처럼 일하느라 못찍었다.

둘째. 조금 친해진 사람들.
-내가 며칠전에 깨달은 게 있는데, 난 세상에서 특권의식 있는 사람을 최고로(곱하기100) 싫어하는 것 같다. 특권의식이 잘난척이 될 수도 있고 태도에 나타날 수도 있고 말투에서 나타날 수도 있고. 그 곳에서 특권의식 없었던 맘씨좋은 분들과 헤어지는 게 좀 아쉬웠다. 몇 분 계신데, 진짜 친해지고 싶었는데.. 내 처지가 처지인 만큼 괜히 다가가는게 두려웠다. 한 분한테는 명함을 받았는데 나중에 한 번 꼭 만나야지 생각 중이다.

셋째. Perfect man.
-노골적으로 말하겠다. 내가 어디가서 키 183 에 이보다 더 잘생긴 남성을 구경이라도 할 수 있으랴. 진짜 아쉽다! (솔직히 나중에 생각해 봤을 때 최고 아쉬울 수도 있다) 저번에 내가 그 분한테 사인 받을 일이 있어서 사인 해달라고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뭔가 이야기를 해야겠다 싶어서 '요즘은 밥 잘 드세요? ' 이랬다. 밥 잘드세요 라니! 내가 말해놓고도 진짜 뜬금없다 싶었는데 그 분이 '네? 진짜 뜬금없는데요?' 이러더니 '언제 한번 다시 점심 같이 드실래요?' 하시길래 곧바로 '네~' 하고 기분 좋게 대답했으나. 다시 한번 못 먹고.. 아 아쉽다. 나중에 여의도서 잠복하면서 기다리기라도 해야허나.

넷째. 여의도 공원.
-직장 가까운 곳에 그정도로 좋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 어디가 있을까. 싶다. 여의도 사람들은 여의도에 직장인들만 드글거리고 다 나이든 사람만 돌아다녀서 활기 없다고 불평불만이지만, 강남, 종로, 다 봐도 여의도만한 데는 없는 것 같다. 날씨 좋을 때 점심먹고 한 번 쭉~ 걷고 들어가는 게 진짜 좋았는데.

다섯째. 편리한 교통.
-아.. 우리집에선 진짜 여의도가 딱인데! 월요일 부터는 1시간 반 이상 걸리는 곳을 매일 출퇴근 해야 한다.

---------------------------------------------------------------------------------
안그래도 처리할 일이 많았는데 어제는 아침에 신체검사 때문에 1시 쯤 출근을 했다. 일을 계속 하는데 과장님께서, 내 선물을 사긴 사야겠는데 도저히 뭐 사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노골적으로 물어보겠으니 대답하라고 하시는거다.
그래서 난 노골적으로 '향수요' 했더니 과장님께서 아예 어떤 향수인지까지 얘기를 하라고 하셔서 '까사렐 노아 펄이요' 라고 대답했다;
과장님께서 알아채서 못사주고 물어봐서 미안하단 식으로 말씀하시길래, 아니예요~ 저 이게 더 좋은데. 했다. 진짜다. 난 이런식의 선물 방식이 더 좋다; 이로서 나도 향수가 4개나 되네? 흐흐흐;

난 그냥 한분씩 돌아다니면서 인사하고 싶었는데 대회의가 있다고 그 회의할 때 앞에 나가서 인사를 하라고 하는거다. 그런데 앞에서 일하는 거 너무 싫어하는데.. 인사말을 준비하고 싶었으나, 최후까지 전화받고 일하느라. ;; 준비 못한 상태로 들어가선 말이 정말로 헛나왔다.

내가 원래 하고 싶었던 말은 나중에 만나면 인사하자는 요지의 말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나중에 길에서 만나면 인사 합시다~' 라고 너무 발랄하게 말해버렸다. 인사 합시다 라니!!! 사람들이 다 웃었다. 제길 쪽팔렸지만 다음기회는 없었다. 혹시 날 건방지게 보진 않을까? 하는 소심한 생각에 좀 속이 상했다.
인사를 너무 웃기고 바보 같이 해버려서 왜 마지막을 이따위로 밖에 못했을까 자책하며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눈물 따윈 나지 않았다. 글쎄. 아직도 아무것도 실감이 안난다는 것 밖에는.
몇가지 아쉬운 것이 많은 끝이었지만.

나 이제 진짜 새로운 시작인건가? 푸하하하!

:

공항에 가기

일상 2007. 7. 2. 13:21
여기에 bitter sweet symphony 를 넣으면 딱이라는 생각은 걸어오면서 했는데, mp3연결이 불가능해서..

알랜 드 보통 동물원에 가기 란 책에서 공항에 가기 라는 에세이도 있는 걸로 기억한다. 인천에 공항이 처음 생겼을 때, 매일 구월동에서 커피나 마시는 우리 신세에 신선한 변화를 만들어보자는 의욕적 목적으로 친구와 함께 공항에 가자고 말만 하고 못갔었다.

사실 인천국제공항이긴 하지만 그곳은 인천이 아닌 것 같다. 사실 우리집에서 여의도 오는 시간보다 공항가는 시간이 더 걸렸다.

공항까지 가는 길 : 우리집-동인천-동인천에서 306번 버스.
사실 난 공항 건물보다 공항까지 가는 그 다리에 더 놀랐다. 이것이 토목의 힘이란 말인가!!!! 아니 어떻게 바다위로 이렇게 거대한 다리가 지나갈 수 있다는 말인가!!! 하면서.
정신 못차리고 바깥을 내다봤다.
때마침 비도 오고.. 안개도 끼고 해서 꽤 운치 있었다. 여행가는 기분? 우훗훗.
인천에 살면서 큰 공단은 남동공단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가는 길에 서부공단이라는 곳이 있었다.
아아 그리고 오늘 처음 발견한건데, 동인천 역에서도 컨테이너 올릴 때 쓰는 기중기? 아 뭐라 칭하는 지 모를 것이 생각보다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여기 산지 1년이 넘었는데도 그런거 하나 발견을 못했다니.
동인천 역에서 한번 꺽고 그 다음부터 공항까지는 계속 직선코스였다. 청라지역인가? 하는 곳 공사를 지나가는데, 어마어마한 부지가 자유무역지대가 된다고 한다. 우리동네에서 보던 트럭의 한 3배는 본거 같다. 여하튼, 뭔가 꾸물꾸물 대는 분위기가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송도에 가면 이 분위기 자체가 남다르다는 말이 바로 이걸 말하는건가 싶었다. (송도는 아직도 못가봤다)
한 20분 넘게 직선으로만 달리니 난 벌써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캐나다에서 며칠동안 직선으로만 달렸다는 우리 친척오빠가 존경스러워졌다.

공항 도착
말로만 듣던 인천공항에 도착, 우선은 늘씬한 스튜어디스들이 눈에 뛰었고, 화장실에선 분명히 옷은 대한항공 옷인데 (대한항공 그 특이한 스카프까지) 몸집이 장난아니고 나의 2배는 되는 여성도 있었다. 지상직 근무자 인가? 했다. 친구한테 얘기만 들었는데. 광고속 나오는 이쁜 여자들만 그 옷 입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나이드셔서 그렇게 일할 수 있다는게 부러웠다.
공항 내에는 여행을 떠나는 것 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홍콩을 가고 싶은데. 흐흐.. 이건 다른 얘기고,
사무실을 못찾아서 그 넓은 3층을 혼자 휘젓고 다니다가 사무실은 2층이라는 사실을 알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구두신고 하도 열심히 걸었더니 허리가 아펐다.. 지금도 허리 아프다.

면접
사실 오늘 내가 공항에 간 이유는 면접 때문이었다. 근데 어제의 충격때문에 준비는 하나도 못한 상태였다. 영어로 자기소개 하는 건 당연히 예상을 했지만, 준비는 당연히 못해갔고, 결국 해보라는 질문에 어버버 댔더니 그만하랜다. 하하하. 하긴 나라도 듣고 싶지 않았겠다.
옆에 있는 여자분은 관광공사에서 일을 하셨던 분이랜다. 영어를 나보다 100배는 잘하는 것 같았다. 나보고 해석해보라고해서, 들은 부분만 해석했는데, 사실 아무 생각없어서 뒤에 엑셀이랑 워드로 작업했단 소리 밖에 못들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망 달린 삔을 꽂았는데, 어색하다. 오늘 본 면접도 비서 혹은 안내원 등등 일 하는 거라.. 이렇게 하고 온건데.
영어 때문에 말 다했지 뭐. 그냥 공항구경했다. 좋았다. 이게 끝이었다.
시종일관 내 옆에 분에게 관심을 보이며 호의적이시던 면접관 두분의 태도도 뭐 이해하고도 남는다.

공항에서 여의도로 오는 길 : 공항철도-5호선-여의도
여의도에서 내려서 걸어오는데 추웠다. 정장 안에 삼천원짜리 흰 나시를 입었는데, 그냥 블라우스를 입어도 될 뻔 했다.
걸어오면서 참담한 마음을 어느정도는 진정시키고,
사무실 사람들이 다 점심을 드시러 갔을 때 들어왔다. 메일을 확인하고 메일을 쓰고, 지하에 내려갔는데 빵이 없어서 칼로리 바란스를 먹고 있었다.
사무실 분들이 평소때와 사뭇다른 내 모습을 보며 완전 분위기 다르다고 하면서, 이게 훨~씬 이쁘댄다.;; 매일 이러고 다니면 참 좋겠지만, 난 또 그러고 다니진 못하겠고.
과장님이 밥은 어떻게 하셨냐고 하시길래. 대충 먹었어요.~ 했더니 밥맛이 좋냐 쓰냐 물어보신다. 난 웃으면서 별로 안좋던데요 했더니 껄껄 대신다.
진짜. 칼로리 바란스 두개도 간신히 먹었다. 헐헐.
그래도 면접비도 받았고, 교통비 빼고도 꽤 남으니깐. 뭐 2시간 시급치곤 꽤 좋았다.. 하하하.. 울고 싶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