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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8.09 안똔 체호프-아리아드나

다락이 있는 집 - 안똔 체호프

위로 2007. 9. 23. 23:36



나는 이제 다락방이 있는 집에 대해서 잊어버리기 시작했고, 단지 아주 가끔씩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때 언젠가 창문을 통해서 보았던 녹색 불빛이나, 사랑에 빠진 내가 추위로 언 손을  비비며 집으로 돌아가던 밤에 들판에서 들려오던 내 발자국 소리가 생각나곤 했다. 그리고 더 드물게는 고독감에 젖어 우울해질 때면, 나는 어렴풋이 옛날을 회상하며 그녀 역시 나를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아마도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고개를 들고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미슈시, 당신은 어디에!

-다락이 있는 집 중에서-

글쎄. 이것도 나혼자만의 착각 중의 착각이겠지만.
작년 이맘 때 쯤엔 이력서를 많이 썼고,
또 서류에서 많이 미끄러졌고.
거깃다 많이도 그 사람 얼굴을 본 것 같다.
훗. 추석 특집 영화로 내일 타짜도 하고 미녀는 괴로워도 하고 그런댄다.

연애를 처음 했을 때
그리고 헤어졌을 때
주말의 명화나 특집 영화 대부분이 예전에 다 본 것들 뿐이로구나.
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 경우에는 이번 특집영화만 보고 나면
예전에 본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은 안하겠지.
그럴만한 사이도 뭣도 아니었으니까.

뭐.. 그냥 이맘때쯤 여러 생각이 나서...
좀 웃기다.
그때라도 관둘껄.

:

안똔 체호프-아리아드나

위로 2007. 8. 9. 16:15
  "정말, 당신은 남자가 아니고, 어떤, 용서하세요. 우유부단한 사람이에요. 남자라면 즐겨도 보고, 이성도 잃어보고, 실수도 하고 괴로워해야 해요! 여자는 당신의 불손한 행동과 뻔뻔함은 용서해도, 당신의 그 신중함은 이해하지 않을거예요!"

--중략--

  "물론 여자는 여자일 뿐이고, 남자는 남자일 뿐이지만 우리 시대에 과연 모든 게 그렇게 태곳적부터 간단한 것이었을까요. 문화인이고, 복잡한 심리구조를 가지고 태어난 제가 과연 저의 한 여자에 대한 강한 감정을 육체적인 것으로 설명해야 하는 것일까요. 오, 이건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제게는 본능에 대항해 싸우는 이성이 마치 적과 싸우듯 육체적 사랑에 대항해 싸운다고 생각되었고, 만약 그 이성이 육체적 사랑에게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친밀한 관계나 사랑이라는 환상의 올가미에 걸려들게 된다면, 적어도 제게는 이 사랑이 마치 개나 개구리처럼 저의 동물적 기관으로 향해진 본능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이고, 매번의 포옹 또한 감동적으로 깨끗하고 진실한 감정의 폭발로, 여성에 대한 존경으로 나타날 수 있는 그런 포옹이 되는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사실, 동물적 본능에 대한 혐오는 수세기 동안 수세대에 걸쳐 교육되었고, 그것은 제 피를 따라 흐르고 제 조직의 한 부분으로 되어 있어, 만일 제가 지금 사랑을 미화시킨다면, 그것은 현 시대에 제 귀뼈가 움직이지 않고, 제가 털로 덮여 있지 않다는 것만큼 자연스럽고 보기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요즘 세대의 사랑에 있어 도덕적이고 시적인 요소의 부재가 마치 격세유전의 현상처럼 냉대받고 있기 때문에 저는 대부분의 문화인들이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말하기를, 이것이 수많은 광기의 탄생 징후라고들 하죠. 사실 사랑을 미화시킨다는 것은 우리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그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미덕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이것은 반복되는 실수와 고통을 낳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으론 여자는 여자일 뿐이고, 남자는 남자일 뿐이라는 사실로 자신을 위로하는 것 보다는 괴로워 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 여겨지는군요. "

--중략--

  "얼마 후, 저 역시 그녀로부터 향기 나는 종이에 쓰여진 문학적인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제 아름답고, 총기 있는, 사랑에 빠진 눈동자를 그리워한다고 썼고, 저는 제 젊음을 헛되이 시골에서 썩히고 있다고 질책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 종려나무 아래에서 오렌지 향을 맡으며 천국에서 사는 그녀와 제가 어떻게 조금이라도 비슷해질 수 있었겠습니까?
그리고 이렇게 서명했더군요.
'당신에게 버림 받은 아리아드나.'
그리고 이틀 후 그런 류의 또 다른 편지가 왔습니다. 서명은 '당신에게 잊혀진'. 저는 괴로웠습니다. 저는 그녀를 무섭도록 사랑했고, 매일 밤 그녀의 꿈을 꾸는데 '버림 받은' '잊혀진' 이라니-이것은 도대체 무엇에게? 무엇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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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26살의 이반은 아리아드나를 만나러 오스트리아에 간다. 현재 여기까지 읽었다.
아.. 너무 흥미진진하다.
주문해놓은 책이 안와서 집에 있는 책을 집어 들었는데 아버지가 사다놓은 안똔 체호프의 단편집이었다.

저번에 열린책들 에서 나온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이라는 단편집을 읽을 때도 지금도. 1904년에 죽은 사람의 책이 어쩜.... 하긴 고전은 괜히 고전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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