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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ny Chung-Happy together (春光乍洩 , 부에노스 아이레스, 해피투게더 OST 중)

위로 2007. 7. 12. 23:29

Imagine me and you, I do
I think about you day and night, it's only right
To think about the girl you love and hold her tight
So happy together

If I should call you up, invest a dime
And you say you belong to me and ease my mind
Imagine how the world could be, so very fine
So happy together

I can't see me lovin' nobody but you For all my life
When you're with me, baby the skies will be blue For all m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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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an't see me lovin' nobody but you For all my life
내가 평생동안 당신말고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걸 생각할 수도 없어요.
-이 노래가 좋은 이유는 바로 이 부분 때문이 아닐까.
당신말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니!  이렇게 멋질수가!

P.S 춘광사설의 뜻은 '구름 사이로 잠깐 비치는 봄햇살' 이라고 한다.

영화 '해피투게더' (제목에도 썼듯이 제목이 3개나 되지만 난 그냥 해피투게더 라고 부른다) 는 동성애 영화라고 우리나라에서 상영금지 처분 받고, 결국 왕가위 감독이 우리나라에서 상영하기 위해 다시 편집해서 개봉을 했다.
난 아직 벨벳골드마인드는 못봐서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벨벳골드마인드 도 아무 문제 없이 상영되었는데, 왜 해피투게더가 상영금지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몇 장면이 짤려나가긴 했지만, 왕가위가 편집했으므로 보는 데 아무 무리는 없었다. 동성애 영화라고 해서 혐오감 느낄만한 내용은 절대 아니다.
이제와서 다시 하는 생각이지만, 남자와 남자의 사랑일 뿐이지.. 스토리 자체는 그냥 일반적인 사람의 일반적인 사랑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아쉬울 때만 찾아와서 아휘(양조위)의 마음을 온통 뒤흔들어놓고 훌쩍 떠나버리는 보영(장국영) / 화내면서도,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는 아휘.
뭐 한번이라도 진짜로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이 있다면 (두 사람이 남자라고 하더라도) 둘 중 한 명한테 감정이입이 안될래야 안될 수가 없을거라 생각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내가 정말로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마지막 장면 때문이다.
난 해피투게더의 결말을 보며 왕가위 감독이 '아휘의 포기에 절대적 축하와 격려를!' 이렇게 외치는 것 같았다.

아휘는 그냥 훌쩍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떠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만난 친구 (장진) 의 아버지가 운영할지도 모르는 대만의 국수집에서 국수를 한 그릇 먹고, 홍콩으로 온다.
다음으로 크리스토퍼 도일 특유의 카메라 촬영으로 펼쳐지는 홍콩의 야경.

그냥 뭔가 새로 시작할 것 같고, 뭔가 홀가분할 것 같고, 뭔가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은.
그런 약간의 흥분의 상태에서, 창밖을 보고 싱긋 웃는 아휘.
그리고 마지막으로 흐르는 노래가 이노래 haapy together 이다.
오리지널은 turtles 버전이지만 (물론 오리지널이기 때문에 좋지만) 난 왕가위 친구라는 danny chung 버전의 happy together 를 들으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나서 마구 힘이 나고 울컥 하기 때문에 오리지널보다 더 좋아한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본 이후로, 거창하지만 이 노래가 내 희망가 쯤이 되어버린거다.
(결국, 이 노래 빼고 대부분이 아르헨티나 무명 탱고 밴드의 음악과 피아졸라의 탱고로 채워져 있는 다소 어려운 O.S.T 까지 구입해서 계속 들었다. happy together 이 곡이 너무 맘에 들어서!)

홍콩으로 돌아와서도 아휘에게 별로인 일만 가득하더라도,
그냥 모든 걸 다 뒤로하고 떠나왔다는 것 만으로. 가슴이 뛰지 않았을까.

난 그렇다.
아무 소용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재빨리 포기할 수 있는 건.
뭔가를 이루고 성취한 것 이상으로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어쩌면, 계속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가장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건,
뭔가를 시작하는것, 그 다음은 뭔가를 포기하는 것, 그 다음은 뭔가를 계속 하는 것.
그냥 난 그렇다는거다.
계속 노력을 하면, 계속 살던대로 현상유지라도 되지만,
포기를 하면, 계속 하던 게 없어지기 때문에, 생활의 변화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리고,
뭔가를 포기했다는 건, 또 다른 뭔가를 다시 시작하기 위한 결심의 첫단계 라고 해도 되는 것 아닌가?
생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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