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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of control

일상 2007. 8. 23. 19:10

내가 모든 부분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 라는 인간의 가장 큰 문제는.
감정표현의 방법이 학동기 아동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과.
그런 감정표현을 어떻게든 표현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건데.

예를 들면 아무리 엄숙한 상황에서도 웃기면 깔깔대고 웃어야 하고,
슬픈 상황에서는 쪽팔리든 말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울어야 한다는 거다.

사람과 알고 지낼 때도 남자를 좋아할 때도
내가 좋다고 말하면 싸이코인가 싶을 정도로 그 사람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거고.
걔 싫다고 말하면 거의 인간취급을 안할정도로 싫다는 뜻.

니가 이런 너를 고치려고 1%라도 노력을 했냐고 묻는다면.
할말은 없다.
이미 그런 상황에서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뭐 어떻게 못하기 때문이다.

오늘 밤에는 내가 현실에서 아슬아슬한 차이로 이루지 못했던 것들이 모조리 다 이루어지는 꿈을 꿨다.
꿈속에서 나는 전지현 처럼 이쁜 여성도 아니었고,
우리집이 이건희 집마냥 부자도 아니었다.

그냥 난 이렇게 생긴 애였고, 직장도 지금 직장이었고, 돈도 지금 만큼 있었는데.
너무나도 리얼하게도 내가 진정 원하던 것이 꿈속에서 떡하니 이루어져 있었다.

조인성이랑 결혼하는 허무맹랑한 꿈이 아니라 현실에서 일어날법한 파라다이스를 겪고 일어난 아침은 날 더욱 더 허탈하게 만들었다.

원래 직장생활에서 3개월까지가 고비라고 하지만,
오늘은 또 병신같이. 회사안에서 찔찔 짰다.

상사의 꾸지람때문도 아니고 인간관계의 어려움 때문도 아니다.
내가 해야할 일의 본성이 점점 드러나고 있는 것이고
오늘따라 내 옆을 많이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원래 그런 거라고 울지 말라고 위로해줬다.

내경우에는 실컷 울어요. 라고 말보다
울지 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서러운 감정이 증폭되는 특성이 있는데.

여하튼 내가 첫번째로 울게 된 계기도 분해서 였는데.
나중에는 분한 것 보다 쪽팔린 감정이 더 컸다.

푸흐흐 ..
뭐 싸이코답게 별거 아닌 것에 다 잊으니까.
기다려 보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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